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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들

가성비 마사지건과 최고급 마사지건을 각각 1년 7개월, 6개월동안 써봤다. (feat. 테라건 G4 Pro & 피닉스 마사지건 A1S)

by 훅이야 2021. 2. 26.

마사지건이 광풍처럼 생겨나기 시작한 시기가 있었다.

 

내가 마사지건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는 순전히 와이프 때문이었다. 와이프가 어깨가 워낙에 자주 뭉쳐서 지금도 내가 자주 주물러주고 있는데 나도 손에 힘이 빠지고 내가 해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보니 기계의 힘을 빌려볼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마사지건의 양대산맥 하이퍼볼트(좌)와 테라건(우)

 

난 물건을 살 때는 가급적이면 내가 가진 예산에서 제일 좋은 물건을 사서 오래 쓰자 주의인데 마사지건의 원조이자 끝판왕으로 여겨지는 하이퍼볼트와 테라건이 둘다 50만원~70만원으로 가격이 책정되어 있어 상당히 고가였다. 이 때가 식기세척기도 사고 여러 가지로 지출이 좀 많이 몰렸을 때라 선뜻 이 제품들을 구입할 수는 없던 시기였다.

 

마사지건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올라가기 시작하던 시기라 직쏘로 DIY하는 방법, 테라건 형태의 마사지건, 하이퍼볼트 형태의 마사지건 등등 우후죽순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직접 만들 수 있으면 만들어 보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나지만 절단용 전동공구인 직쏘를 활용하는 방법은 자칫 헤드가 빠졌을때 심각한 부상을 야기할 수 있어서 아예 논외로 쳤다. 이제는 워낙에 가격이 저렴한 것들이 많아서 더 이상 DIY하는 사람은 나오지 않는 거 같다.

 

그럼 남은 건 하이퍼볼트 형태, 테라건 형태의 대체품들인데 그 중에서도 하이퍼볼트의 형태를 모방해서 나온 피닉스 건이 그나마 국내에서 후기도 보이고 평도 괜찮아서 선택하게 됐다. 초기에 A1이 나오고, 금방 A2, A3가 나왔는데 특별히 성능차이가 크지는 않아보이고, A1S가 헤드가 더 많이 들어있고, 철가방도 주길래 이걸로 결정했다.

 

다른 모델은 그냥 종이박스인데 S가 붙은 모델은 철가방으로 줬다. 이른바 007가방.

 

A1S를 받아서 박스를 열어본 첫 인상은

나쁘지 않은데?

헤드가 여러개 들어있는 걸 알고 산거긴 하지만 실제로 봤을 때 속이 실하게 꽉찬 케이스는 꽤 만족감을 줬다. 다만 배터리가 조립된 채로는 케이스에 보관할 수 없는 게 흠이라면 흠. 그리고 배터리랑 다 조립하고 들어본 첫 인상은

무거운데?;;;;;;

원통형의 배터리 무게가 생각보다 묵직해서 남자는 괜찮을지 몰라도 여자가 오래 쓰기엔 좀 쉽지 않은 무게였다. 이게 무게만 문제면 그렇다치는데 마사지건이다보니 동작을 시키면 진동이 상당하기 때문에 무게에 그 진동까지 버티려면 남자인 나조차도 두 손으로 써야 안정적으로 쓸 수 있었다. 이 말인 즉슨 혼자 사용하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다. 다리는 괜찮다. 앉아서 내가 두 손으로 스스로 할 수 있는 위치니까. 하지만 어깨나 등은 두 손으로 하기 쉽지 않고, 한 손으로 해야되는데 한 손으로는 시원~~하게 마사지하기가 어렵다. 이 제품은 내가 나한테 직접 쓰려고 하는 제품이라기보다 가족이나 남한테 해주기 적합한 형태이다.

 

 

 

 

사실 헤드가 여러개 있기는 한데 이런 구성품이 많은 제품들이 늘 그러하듯 결국 쓰는 것만 쓰게 된다. U자로 생긴 헤드는 척추 쪽에 사용하는 헤드라고 하는데 그 용도로 사용하기도 힘들고, 그다지 효과적이지도 않았다. 

 결국 쓰는 헤드는 얘랑 얘랑 얘다.

 

그래도 어쨋든 가격이 모든 걸 용서해주는 느낌?

마사지건으로서의 기능은 충실히 수행한다. 약, 중, 강 이렇게 총 3가지의 모드가 있는데 약만 해도 상당히 쎈 편이라 와이프는 주로 약으로 해주고, 나는 중 정도로 해서 쓰는 편이다. 강은 거의 써 본적 없을 정도로 마사지하기에 힘은 충분했다.

 

 

그렇게 1년 정도 큰 불만없이 피닉스 마사지건을 쓰다가 어떤 영상을 봤다. 일반 마사지건과 테라건을 비교하는 영상이었는데 삽겹살에 대고 작동했을 때 일반 마사지건은 표면만 떨림이 보이는 반면 테라건은 삼겹살 속 깊은 곳까지 골고루 떨림이 보였다. 그걸 보니 내가 2-30분 마사지해서 30% 풀릴 거 저걸 쓰면 100% 다 풀려서 와이프의 뭉친 어깨가 야들야들해지고 다 녹아 내릴 거 같은 환상이 생겼다. 때마침 테라건 G3PRO의 신형인 G4PRO가 출시를 했고, 또 때마침 할인까지 겹쳐서 홀린 듯 구매했다. 와이프 서프라이즈 선물로.

 

반품불가. 낙장불입.

와이프가 좋아할 모습과 어깨가 다 풀려서 고통에서 해방될 와이프의 모습을 상상하며 기대에 부풀며 배송을 받았다.

다행히 예상대로 눈물을 끌썽이며 너무 좋아하던 와이프.

 

 

 

고급스러워...

 

테라건 G4PRO를 받아서 박스를 열어본 첫 인상은

오~~ 고급스러워. 멋있어. 딱 봐도 좋아보여.

확실히 포장부터 굉장히 고급스러운게 느껴졌다. 패브릭 재질의 하드케이스도 진짜 고급스럽고 좋다. 구성품들 포장도 애플의 포장을 연상케했다. 그리고 배터리랑 다 조립하고 들어본 첫 인상은

무거운데, 안 무겁네?

피닉스 마사지건보다는 확실히 가볍긴 하지만 그래도 무게는 여전히 무거운 편이었다.

 

헤드 각도가 조절되는 테라건

근데 뭔가 무게분산이 잘된 건지 들고 마사지를 해도 무게감이 확실히 덜 한 느낌이었다. 아마도 테라건과 피닉스 마사지건의 디자인 차이에 따른 그립감의 차이로 생각된다. 그리고 이 헤드각도가 조절되는 디자인 덕에 혼자서도 어깨까지는 무난하게 마사지를 할 수 있었다. 거의 그냥 똑같은 제품일 정도의 피닉스 마사지건이 가지고 있는 문제이니 아마 하이퍼볼트도 같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럼 직접 마사지를 해본 소감은?

어...........좋...좋....좋다 (이게 아닌데;;;;;;;;;;;;;;;;;;;;;;) 

와이프랑 기대에 넘쳐서 박스 열자마자 와이프 마사지를 해줬는데 뭔가 기대했던 반응이 아니다. 너무 좋다고는 하는데 글썽이던 눈물이 사라지고 써프라이즈 선물해준 내 눈치를 보는게 바로 느껴졌다. 내 어깨에도 해봤다. 나도 좋은 거 해준다고 지른 터라 내가 먼저 내 입으로 뭔가 아니라고 쉽게 말도 못하고 오…진동이 깊네…라고 하다가 결국 조심스레 ‘근데 피닉스 마사지건이랑 차이가 느껴져?’라고 물어보니 사실 잘 모르겠다고 한다. 나도 그랬다. 물론 좋긴 좋다. 깊게 진동이 오는 느낌도 확실히 있다. 잘 쓰면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거 같긴 했지만 이거 하나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기대는 너무나도 큰 기대였다. 그래도 기왕에 샀으니 6개월 정도는 꾸준히 써봤다.

 

처음 썼을 때 알지 못한 장점들을 조금씩 찾을 수 있었다.

 

 

 

 

먼저 아무리 그래도 테라건이 더 세밀하고 깊게 때리는 건 있었다.

 

피닉스 마사지건의 강도별 살 떨림.
테라건의 강도별 살떨림

피닉스 마사지건은 3단계로 세기가 나뉘며, 테라건은 1750, 1900, 2100, 2200, 2400으로 총 5단계로 나뉘어서 더 세밀한 세기 조절이 가능하고, 동영상을 보면 확실히 테라건이 더 넓은 부위까지 살이 떨리는 걸 볼 수 있다.

 

 

액정에 가로줄의 갯수로 어느 정도의 압력으로 마사지건을 누르고 있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마사지건은 사람이 하다보니 똑같은 1단계를 쓰더라도 마사지 부위에 쎄게 누르느냐 얹어놓느냐에 따라 세기가 달라질 수 있는데 테라건G4PRO는 액정이 추가되어 지금 어느 정도의 압력으로 누르고 있는지를 표시해준다. 이 기능 덕분에 항상 일정한 세기로 마사지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이 기능은 테라건 앱이랑 연동되어 앱내에 존재하는 부위별 마사지 프로그램에도 활용된다. 사용자는 각 마사지 프로그램에서 표시해주는 압력대로 누르기만 하면 세기와 마사지 시간은 앱이 자동으로 조절하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프로그램이 의도한 대로 정확한 마사지를 할 수 있다. 어느 정도 세기로 어디를 어떻게 얼마나 마사지해야할 지 모르는 일반인에게는 아주 도움이 되는 기능이었다.

 

 

 

이름도 슈퍼 소프트

그리고 테라건의 아주 강력한 장점인 스폰지 헤드.

이게 아주 물건이다. 앞에 스폰지가 있어서 충격을 완화해주기 때문에 위를 지나가도 뼈가 아프지 않고 마사지가 된다. 그렇다고 얘가 충격을 흡수해서 마사지가 시원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 등 마사지할 때 날개뼈나 척추 근처도 마사지가 가능하고, 관절 부위도 마사지가 가능해서 테라건 헤드 중에서는 이걸 제일 잘 썼다. 처분을 결정했을 때도 처분을 가장 망설이게 부분이 헤드의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나나 와이프나 아주아주 만족한 헤드다. 다만 아무래도 스펀지다 보니 먼지에 취약한 부분이 보이고, 오래 사용할 경우 마찰에 의한 내구성 문제도 보였다. 그래도 피닉스랑 호환된다고 치면 헤드만 추가로 사서 쓰고 싶을 정도.(이 헤드만 4만원...)

 

이렇게 막상 써보니 좋은 점도 많은 테라건이었지만 결론적으로 지금 테라건은 내 손에 없다. 피닉스 마사지건과 테라건 두개를 모두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애초에 가성비 제품이라 처분해봐야 얼마 받지도 못하는 피닉스 마사지건보다는 그래도 살림에 보탬이 될 수 있는 테라건을 처분했다. 분명히 좋은 마사지건임에 틀림없고, 위에 얘기한대로 스펀지 헤드가 너무 좋아서 저거 하나만으로도 판매를 망설였을 정도였다. 하지만 테라건의 성능이 100%라면 피닉스 마사지건도 80% 정도의 성능은 충분히 내주기 때문에 20%의 차이로 저 비용을 감수하기에는 개인적으로는 비추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테라건을 떠나보냈다.

 

그래서 결국 추천하는 건 가성비의 피닉스 마사지건이냐?라고 묻는다면 내가 추천하는 제품은...

 

호브로 슈퍼 미니 마사지건

뜬금포 이 녀석이다....;;; 

 

일렉트로마트 갔다가 찾았던 제품인데 이거 살까 하다가 테라건 삼겹살 영상에 꽂히는 바람에 결국 사지는 않았지만 당시에 와이프 어깨에도 이리저리 체험시켜드리고 와이프 본인이 직접 혼자서도 해보고 했는데 너무 괜찮은 제품이었다. 뭣보다 최고 장점은 너무 가볍다. 한 손에 쏙 잡힐 정도로 컴팩트한데 성능은 상당히 준수해서 피닉스 마사지건에 밀리지 않을 정도였다. 가볍고 컴팩트하다보니 손이 안닿는 등 부위를 제외하면 누가 해주지 않아도 맘 편히 마사지를 할 수 있고, 해주는 사람 입장에서도 가벼우니 좋다. 

 

그럼 테라건 팔고 이걸로 다시 사지 왜 안샀냐라고 물으신다면.....

그냥 우린 안마의자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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